[학부모 칼럼] 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꿈은 변한다
어려서 나는 의사가 되기를 원했다. 초등학교 때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로 인해, 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일을 나는 후에 하고 싶었다. 수학, 과학이 어려운 과목으로 등장한 중 고생 시절 나는 꿈을 바꾸었다. 수학 시간과 화학, 생물 시간이 어렵기만 했고, 아무리 애를 써도 다가갈 수 없는 꿈을 계속 가질 수는 없었다. 문 이과를 결정할 때, 선생님께서는 입시에서 유리하다면서 이과를 권했지만, 나는 문과를 고집했다. 국어, 국사, 사회, 독일어 등의 과목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나는 나의 길이 문과 쪽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재수할 때, 물리를 재미있게 가르쳐 주신 선생님 덕에 물리 한과목은 두 달 공부하고 만점을 받았지만, 나는 문과 성향이 틀림없었다. 대학에서 독일 문학을 공부하면서, 나는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맛보았다. 시선을 우리 문화와 우리 것에만 고정하지 않고, 밖으로 돌리는 시간이었다. 책을 읽고, 사고하면서 글 쓰는 훈련을 한 탓에 나는 글 쓰는 일, 생각을 글로 옮기는 일을 두려워 하지 않게 되었다. 다른 민족의 문화를 배우면서 다양성과 인류 공통의 보편성에 관해 눈을 뜬 시기였다. 후에 나는 미국에 와서 사회사업을 공부하고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사회복지사로서 다른 민족을 만나는 일을 하는 나는 부족한 점도 많지만, 이렇게 매주 칼럼을 쓴다. 나의 꿈은 몇 차례 변했다. 아들의 꿈도 변해왔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들이 써 놓은 공상과학 소설은 지금 보아도 미소를 짓게 한다. 영어를 막 익히던 아들은 우주를 개척하는 사람들과 우주에서의 전쟁에 관해 이야기하듯 써 놓고는 손님들에게 읽게 했다. 영화 스타 워즈(Star Wars)를 너무도 좋아한 아들은 영화의 등장 인물과 소품, 음악 등에 푹 빠져서 살았다. 그 후, 컴퓨터 온라인 게임을 즐기던 아들은 중학교 때 컴퓨터를 직접 조립했는데, 제법 컴퓨터와 관련 기술 분야의 발전에 흥미를 보여서,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공학이나 과학 분야에서 소질을 보일 줄 알았던 아들은 수학과 물리, 화학 등의 과목에서 고배를 마셨다. 대신 영어, 사회, 역사 과목 등에서 재미를 느꼈다. 이들 과목에서 아들은 대단한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리고 놀라웁게도, AP음악 이론 과목을 공부하는 동안 아들은 밤을 새워 작곡과 편곡을 하면서,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합창단을 조직했다. 적지 않은 곡을 직접 편곡해서 친구들과 노래했다. 아들이 편곡한 곡을 지역의 한 고등학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기도 했다. 아들은 음악을 전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부모로서, 과학고등학교 학생인 아들이 나중에 음악을 공부하겠다고 할 때는 사실 그리 편치 않았다. 새벽에 아들의 방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종종 한숨을 쉬곤 했다. 그러나 좋아하는 것, 잘 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서 아들을 응원하기로 했다. 아들은 영화 음악과 게임 음악 분야에서 활동 중인 작곡가들과 연락을 하면서 자신의 음악을 평가 받고 지도받았다. 게임 음악과 영화 음악 콘서트에 즐겨 갔다. 스크린에 영상이 흐르면서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면, 아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선율을 따라했다. 이제 가을이 되면 아들은 대학에서 게임과 영화를 공부하면서 자기 꿈으로 한 발짝 다가간다. 나는 안다. 내가 그랬듯이 아들의 꿈도 바뀔 수 있다.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생겨서 아들의 길이 변할 수도 있다. 세상이 변하고 환경이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아들이 기쁨을 주는 일, 자신과 타인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하면 좋겠다. 세상의 변화를 잘 이해하고, 필요한 일을 하면서 인정받으면 좋겠다. 이 시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창조적이어야 하고, 기술을 전제로 한 새로운 모습의 인간 관계에서 지도자가 되기를 요청한다. 페어팩스 거주 학부모 김정수 jeongsu_kim@hotmail.com